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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lumn

아줌마와 미용실의 상관관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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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 아줌마가 되기 전에는, 그리 미용실을 자주 찾는 편은 아니었다. 나는 내 헤어 상태가 어떠한지 매번 관심을 기울일 만큼 한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. 아침에 눈을 뜨면 빠른 손놀림으로 머리를 감고, 그 머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집을 나서야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. 겨울철이면 머릿속까지 시려왔던 그 시절. 미용실에서 시간을 보내며 여유를 찾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나 보다.

아줌마가 되고 나서,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와 살림에 매진하게 되면서 미용실을 제 집 드나들듯 하게 됐다. 솔직히 말하면, 나는 예전에 비해 내 자신에 대해 신경을 쓸 겨를이 많아 졌고,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자면 내 자신이 자주 후지다고 느껴질 때가 많아졌다. 20대 때는 사실, 제 아무리 머리가 삼발이어도, 그 자체로 예뻤다고 기억된다. 맨 얼굴에 틴트만 바르고 젖은 머리로 출근 지하철을 탈 때도, 그 지옥철 창문에 비친 내가 그리 추레하다고 느껴본 적은 없었다. 머리를 했거나 하지 않았거나 젊음은 그 자체로 빛나는 존재 아니었던가.

그래서 나는 미용실엘 자주 간다.
적어도 두 달에 한 번 꼴은 가서 파마도 하고 염색도 하고 클리닉도 받는다.
그래야 비로소 내가 나 같고, 한결 나아진 기분이다.

지금은 차마, 미용실을 거를 수가 없게 됐다. 자칫 게으름을 피우게 되는 달이면 영락없이 새치가 자라서 이만큼 내려와 있다. 파마는 왜 그리 부시시 해지는지, 피부의 건조함보다 더 하다. 나이가 들어가면서 모든 게 건조해지는 거겠지 한다. 그러니 나 같은 아줌마는 미용실에 자주 가야 한다. 그렇지 않으면 언뜻 동네 상점 윈도우에 비친 스스로를 보고, 그 추레함에 소스라치게 놀랄 지도 모른다. 아니, 그런 날은 하루 종일 자괴감에 빠질 게 분명하다. '내가 이렇게 후져지다니, 믿을 수가 없어.'라고 되뇌일 게 뻔한 일이다.

그래서 나는 미용실엘 자주 간다. 적어도 두 달에 한 번 꼴은 가서 파마도 하고 염색도 하고 클리닉도 받는다. 그래야 비로소 내가 나 같고, 한결 나아진 기분이다. 아이를 모유수유 하고 있어서 떼어 놓을 수가 없던 때에는 심지어 미용실에서 수유를 해가며 파마를 만 적도 있다. 스텝들이 쓰는 방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젖을 물렸다. 그러고 나와 잠든 아이를 유모차에 앉히고 중화제를 발랐다. 임신 기간에는 가급적 파마를 삼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근 열 달을 방치해 두었던 머리는, 가관이었다. 그 자체로 추노같았지만, 다행인건 머릿결이 자연모 그대로 손상되지 않아 파마가 탱글탱글 잘도 나왔던 기억이 있다.

아줌마는, 사실 잠깐이라도 방심하면 안 되는 직업이다. 잠깐 사이 주름이 늘고, 잠깐 사이 부스스해진다. 가꾸지 않으면, 청초한 게 아니라 거렁뱅이 같아진다. 그러므로 나는 스스로를 단련하듯, 미용실을 찾는다. 가서 머리도 하고 잡지도 읽고 커피도 마시다 보면, 이 곳이 천국이다 싶다. 그 곳에는 내가 온 시중을 들어줘야 할 남편이나 아이들이 없다. 오로지 보다 나은 모습으로 변신할 나만 있을 뿐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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